• 제38회 미술품경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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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t. 075

소림 小琳 조석진 趙錫晉 1853-1920
고사인물팔곡병 高士人物八曲屛
1896년(병신)
비단에 수묵담채
116.6x33cmx8
병풍/추정 KRW 10,000,000-30,000,000

출품작은 소림 조석진이 그린 8폭의 고사인물화 병풍이다.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에는 상해 해상화파의 영향을 받아 고사인물화가 많이 제작되었다. 조석진 또한 많은 고사인물화를 남겼는데 병풍의 형식을 띤 것이 많다. 중국으로부터 유입된 화보의 영향과 함께 구성과 표현에 있어서는 장승업의 영향이 느껴진다.
출품작은 1896년(병신)에 제작된 것으로 비교적 이른 시기의 작품이다.
차례로 예찬倪瓚의 '고사세동高士洗桐', 주돈이周敦頤의 '애련설愛蓮說, 왕희지의 '우군환아右軍換鵝', 장지화張志和의 '어부사漁父詞', 이백李白의 '파주문월把酒問月' 백아伯牙와 종자기鐘子期의 '고산유수高山流水', 구양수歐陽修의 추성부秋聲賦, 맹호연孟浩然의 파교심매灞橋尋梅를 고사를 그리고 화제를 썼다.
맨 끝부분에는 명말청초의 '진노련陳老蓮'의 화법을 체득하여 그렸다고 썼는데 '노련老蓮'은 진홍수의 호로, 진홍수는 옛 고사인물화나 도석인물화를 즐겨 그렸던 것으로 유명하다. 상해에서 들어온 화보의 영향을 받은 작품으로 해석할 수 있다.
각 폭의 배경은 간략하게 표현하고 인물을 중심으로 한 일화를 중점적으로 묘사하여 주제가 잘 드러나게 하였다. 엷은 색채를 부드럽게 표현하는 기량이 탁월했던 그의 장점이 잘 발휘되어 서정적인 분위기가 느껴진다.

조석진의 고사인물화는 제작연대가 기록되어 있지 않은 그림이 많고 초기작이 적은 편인데 이 작품은 제작연대가 명확하고 비교적 초기에 해당하는 작품으로 조석진의 회화세계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자료가 될 수 있는 작품이다.

참고문헌 | 오행수, 「소림 조식진의 인물화 연구」, 고려대학교 석사학위논문, 20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