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44회 미술품경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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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t. 085

운룡도 雲龍圖 -

종이에 수묵채색
127x92.2cm
액자/추정 KRW 25,000,000-60,000,000

화면 가득 구름 사이를 휘감아 도는 한 마리의 용을 그린 운룡도이다.
네 귀퉁이에는 우측 상단에서 좌측 하단 방향으로 ‘탁수용도濯水龍圖’라는 글자가 적혀 있으며, 화면 하단에는 붉은 산호 모양의 형상 사이로 11갈래의 물줄기가 묘사되어 있다.

용은 몸통을 크게 굽혀 화면 전체를 휘감듯 배치하고, 머리를 위로 치켜들어 하늘을 향해 오르는 듯한 모습으로 표현하여 화면에 강한 상승감과 역동성을 더한다. 둥글게 돌출된 눈과 크게 벌린 입, 길게 뻗은 수염과 뿔은 용의 신령스러운 면모를 더욱 강조한다. 붉은색과 주황색을 중심으로 반복해 그린 비늘에는 청색의 등지느러미를 덧붙였고, 갈기와 털은 녹색의 가는 선을 촘촘히 겹쳐 표현하였다. 몸통은 구름 사이로 드러났다 사라지기를 반복하며 화면의 상하좌우를 연결하고, 굽이치는 형상과 강한 색채 대비가 화면 전체에 생동감 있는 움직임을 만들어낸다.

용은 네 개의 발톱을 가진 사조룡四爪龍으로 표현되었으며, 여러 색을 조합한 둥근 여의주를 쥐고 있다. 일반적인 운룡도에서 여의주가 불꽃에 싸인 구슬로 표현되는 것과 달리, 이 작품에서는 별 모양과 꽃잎 모양이 결합된 문양처럼 도안화되어 장식성이 두드러진다.
화면을 빼곡하게 채운 구름은 먹의 농담으로 번지듯 묘사하기보다 나선형의 윤곽선을 반복하여 문양처럼 표현하였다. 백색과 담홍색, 옅은 녹색과 황색 계열을 겹쳐 채색하여 여러 빛깔이 어우러진 채운彩雲을 연상시키며, 반복되는 구름무늬와 부드러운 바람이 용을 둘러싼 신비로운 분위기를 더한다. 전통적으로 채운은 길상과 서응瑞應을 상징하는 구름으로 여겨졌다.

용은 구름을 타고 오르며 비를 관장하는 존재로 여겨져 풍우의 조화와 만물의 생장을 상징하였다. 또한 제왕의 권위와 위엄을 나타내는 동시에 민간에서는 재앙을 물리치고 복을 불러오는 길상적 존재로 받아들여졌다. 출품작은 이러한 전통적인 상징성을 바탕으로 용과 구름, 여의주를 장식적으로 도안화한 운룡도로, 반복적인 구름무늬와 선명한 주황·녹색·청색의 조화, 세부를 촘촘하게 채워 넣은 표현에서 민간 채색화 특유의 장식성과 조형 감각을 확인할 수 있다.